민선7기 출범과 함께 광산구청 지하주차장에 여유가 생겼다. 불과 10여일 전만해도 평일 오전 10시가 넘으면 차 댈 곳이 없어 2~3중 주차라도 하면 다행인 곳이었다. 점심시간 전후로는 주차장을 들고나는 시간만 10~20분은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구청에서 20분 민원 보는 데 주차만 30분이 넘게 걸렸다”는 등 구민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던 장소에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지난달 19일 김삼호 광산구청장은 당선인 신분으로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청사 방문 주민의 주차민원 해결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광산구는 문제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이달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주차장에 차를 대던 구청 직원들은 민원불편 해소 취지에 자발적으로 동참해 공간을 양보했고, 관용차도 가까운 공영주차장으로 옮겼다.
그렇게 늘어난 63면을 민원인용으로 돌리자 구청 방문자가 이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이 총 161면으로 늘었다. 민선7기 광산구 발 ‘실용’행정이 구민의 잃어버린 30분을 찾아준 셈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묵직하고 알찬 행보로 구민의 실제 삶을 바꿔가고 있는 김 청장을 만나 민선7기 광산구정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을 축하한다. 41만 광산구민에게 소감을 말씀하신다면.
지금까지 꿈꿔온 광산 미래 청사진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설레고 기대감도 크다.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 앞으로 4년 초심을 잃지 않고, 주어진 소명과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 화합하고 상생하는 광산구를 위해 노력하겠다.

-태풍과 장마로 취임식도 치르지 못했는데.
민선7기 구청장으로서 취임식을 열고, 앞으로 4년 동안 광산비전을 제시하는 게 저를 선택해주신 구민에 대한 도리인줄 잘 안다. 하지만 취임식보다 주민생활의 안전과 안녕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일요일인 1일, 구청 재난안전종합상황실에서 재난대책회의를 여는 것으로 민선7기를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태풍 쁘라삐룬 대비태세와 현황을 살피고, 공직자들에게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태풍이 큰 피해 없이 지나가서 다행이다. 긴장과 경계를 늦추지 않았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구청장 취임 후 첫 결재로 ‘광산안전대진단 추진계획’에 서명했다. 어떤 의미가 있나.
정확히는 ‘시민참여형 광산안전대진단 추진계획(이하 광산안전대진단)’에 서명했다. 조금 전 밝혔지만, 시민생활과 공동체 안녕의 토대가 안전이다. 그리고 안전은 시민참여가 관건이다. 안전위협 요소는 시민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취임 전 업무보고를 받으며 안전과 시민참여가 함께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직원들과 함께 그 제안을 광산안전대진단으로 구체화했다.
지난달 22일에는 행안부를 찾아가 광산안전대진단을 설명하고 관련 특별교부세 20억을 요청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광산안전대진단에 공감하며 국가안전대진단을 시민참여형으로 한 단계 발전시켰다고 평가해줬다. 특교세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앞으로 풀뿌리조직과 시민이 참여하는 안전점검단을 구성·운영할 예정이다. 광산구 안전마을 만들기 앱인 ‘맘 편한 광산’에서는 안전신고 접수도 받고 있다. 안전점검단은 10월까지 구 전체를 진단하고 안전문화도 전파한다. 진단 과정에서 위험요소와 생활불편 장애물이 발견되면 그 즉시 정비·보수·폐기 등 조치에 들어간다.


-민선7기 광산구정 키워드가 매력, 활력, 품격이다. 그 배경은.
한국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과거 모든 분야를 압도하던 정치는 이제 생산적·합리적 조정자 역할을 주문받고 있다. 경제도 정부와 관에서 민·관 협력 또는 민간으로 주도권이 넘어갔다. 세계최고 수준의 중앙집권은 분권과 분산으로, 과도한 대기업 집중은 공존·공영형 경제체제로 나아가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광산구가 남북교류시대, 지방분권시대,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하려면 지역혁신이 필수다. 지역혁신의 내용은 공간구조 혁신,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 삶을 개선하는 혁신, 자치행정 혁신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주민자치와 풀뿌리민주주의로 광산의 매력·활력·품격을 찾아내고, 이를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자는 것이다.
광산구는 광주 면적 절반에 가까운 44.5%를 차지하고 있다. 개발되지 않은 곳이 많아 확장가능성이 어느 자치구보다 높다. 내년에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광산구를 중심으로 치러진다. 광산구를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다.

-구정목표에 대해 설명한다면.
‘내 삶이 행복한 매력·활력·품격 광산’이다. 민선5~6기 구정목표 ‘사람 사는 세상’은 주로 공동체의 가치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제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는 행정이 필요하다.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 삶’이란 말에 담았다. ‘행복한’은 실제 구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실용적·실질적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뜻이다.
‘매력 광산 만들기’는 지역의 가치를 활용하고 장점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광산구는 농촌지역이 66%인 도농복합도시다. 구민 평균나이가 36.4세의 젊은 도시, 5개 산단에 2,300여개 기업이 있는 생산도시, 광주 거주 외국인 57.1%가 사는 다문화도시, 공항·송정역·고속도로·지하철이 위치한 교통도시이기도 하다. 이런 장점을 매력으로 키우자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자연환경과 지역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가족나들이 명소, 1913송정역시장처럼 작지만 알찬 관광 명소를 만들겠다. 아울러 공간 혁신을 통해 광주 관문 광산구를 아름답게 가꾸겠다. 사계절 꽃피는 광산, 가로등과 쓰레기통 같은 도시경관 요소도 아름다운 것이 ‘매력 광산’의 모습이다.

-‘활력 광산’은 어떤 의미인가.
‘활력 넘치는 광산 만들기’는 경제 분야에서 시작된 활력으로 역동적인 광산을 만들자는 것이다. 일을 만들면 일자리와 사람, 돈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면 주민 행복지수도 오를 것이다.
수도권 집중현상, 청년들의 지역이탈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겠다. 이 활로를 바탕으로 활력과 활기를 만들어 내겠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해 창의적 발상과 혁신적 시도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한 번 실패하더라도 포기하거나 주저앉지 않고 열정적으로 재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자생력 있는 사회적 경제를 키워 청년들이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구조를 세우겠다. 사회적 경제 영역에 대한 지원은 계속하고, 세계적 스타 사회적기업도 육성하겠다.

-‘품격 광산’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신다면.
광주 시민은 누구나 품위 있는 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 그런 권리를 누리는 중심으로 광산구를 만들겠다는 것이 ‘품격 높은 광산 만들기’의 요체다.
사각지대 없는 교육과 복지, 더 강화된 문화와 보건 혜택을 토대로 아이나 여성, 장애인과 어르신까지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높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고루 누리며 살 수 있도록 하겠다. 주민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해서 모두가 존엄하게 생활하도록 하겠다.

-네 가지 구정 방침도 발표했는데.
‘일·사람·돈이 몰리는 경제도시’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복지도시’ ‘아름다운 생태·관광도시’ ‘주민과 함께하는 자치·교육도시’로 구정목표를 구체화하겠다.
일·사람·돈이 몰리는 경제도시의 방향은 기업경쟁력 제고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기업지원센터 설립, 지속가능한 사회연대경제 지원, 한전공대 유치,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등이 주요사업이다.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복지도시 방향은 문화체육시설 확충과 복지·보건·의료서비스 강화다. 시민체감형 복지·보건·의료서비스 강화, 보육시설 확충 및 공공성 강화, 치매안심센터 건립 등이 주요사업이다.
아름다운 생태·관광도시 방향은 사람 중심의 도시디자인 및 재생사업과 경관계획 수립이다. 광산안전신문고 운영, 영산강·황룡강 수변·생태 공간 조성, 고려인마을 러시아 역사·문화·관광파크 조성 등이 주요사업이다.
주민과 함께하는 자치·교육도시 방향은 주민참여 확대 및 희망과 꿈을 키워주는 교육정책이다. 시민참여형 구정혁신 방안 마련, 광산시민행복위원회 운영, 청년중장기발전정책 수립 등이 주요사업이다.

-취임 첫 대외행보가 동 직원과 만남이었는데.
광산구에 21개 동 행정복지센터가 있다. 6일과 9일 동을 돌며 직원들을 만나 티타임을 갖고 격식 없이 대화했다. 동 직원들은 매일 행정의 제일선에서 구민과 직접 만나고 있다. 따라서 구민 삶의 변화는 이들에게서 시작한다. 동 직원과 소통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이틀 동안 눈높이를 맞추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개인기 뛰어난 1,000여 공직자들이 일 잘할 수 있도록 지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구청장의 바람을 전했다. 연말까지 함께 공직사회를 탄력적이고 재미있는 조직으로 만들어서 41만 광산구민의 행복, 평화, 번영을 위해 함께 뛰어보자고 협조를 구했다.

-취임사에서 ‘조직에 스며드는 구청장’ ‘친절한 행정’을 강조했는데.
송정시와 광산군이 광주시에 편입된 지 올해로 30년이 됐다. 한 세대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광산구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변화 속에서 많은 현안과 숙원사업도 산적해 있는데, 이 모든 것을 구청장 혼자 해결할 수 없다.
자연스럽게 광산구라는 조직과 시스템에 스며드는 구청장이 절실한 때다.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겠다. 민선6기까지 흐름을 유지하며 시대 변화와 구민 목소리를 구정에 더 반영하겠다. 보여주기식 과시행정은 지양하고, 내실을 다지고 실용적인 접근으로 구민에게 실질적 성과와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단기적 성과를 내려고 하기보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분하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계획한 뒤 사업을 실행에 옮기겠다. 공직자들에게는 특별히 친절한 행정을 부탁했다. 인사 잘하는 것이 친절의 전부가 아니다. 원칙에 따라 일을 처리하되, 안 되는 것은 수긍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자세가 친절한 행정의 핵심이다. 합리적인 구민이 납득할 수 있는 행정이 광산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는 단초라 생각한다.

-내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광산구를 중심으로 열리는데.
이미 밝혔듯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광산구를 전 세계에 알릴 기회다. 광산구는 세계스포츠제전을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글로벌 마케팅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속가능한 도시 인프라 확충’을 골자로 한다. 다문화음식 특화거리 조성, ‘광산구 대표 맛집 200’ 육성 등으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보여줘서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광산구를 세계인의 가슴에 각인시키겠다.
우산동 선수촌 아파트 주변 생활환경 개선, 남부대 경기장 주변 대중교통 확충 등으로 대회기간에는 쾌적하고 편리한 도시를 만들어 세계 손님을 맞겠다. 지역주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의견수렴 채널을 구축해 대회가 끝난 뒤에도 인프라가 구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쓰이도록 잘 활용해 나가겠다.

-마지막으로 구민에게 전할 말은.
광산이 변화하면 광주가 발전하고, 대한민국이 부강해진다. 지역혁신을 통해 이룩한 ‘매력·활력·품격 광산’으로 더 행복한 미래를 함께 열어가자. 평화와 번영의 시대,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는 여정을 지지하고, 동참해주길 바란다. /광산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