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용산 참사’ 안 일어난다고 장담 못해”
1800여 필지 1300여명 개발 반대 입장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 절대 못 떠나
논, 밭 갈아엎어 지역민심 ‘흉흉’ ‘격앙’

광산구청, 광주시청 향해 실력행사 준비
조오섭 의원 “산정지구 개발 재검토해야”
광산구 유력 정치인 측근, 땅투기 ‘의혹’

입력 : 2021. 05. 13(목)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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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저널] “조상 대대로 살아온 내 고향에서 쫓겨나게 생겼다. 여기서 태어났고 평생을 살았다”

“뻐꾸기, 개똥벌레, 딱따구리, 부엉이, 맹꽁이 등이 서식하는 천혜의 자연환경 지역이 어느 날 갑자기 논, 밭을 갈아엎어 버리거나 묘목이 심어지는 등 외지인은 물론 주민들까지 뒤숭숭하고 민심마저 흉흉해지니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주민동의 없는 밀어붙이기 개발 계획 철회하라. 강제 수용 절대로 반대한다. LH만 배를 불리고 주민들만 피눈물 나게 한다면…. 제2의 용사 참사가 안 일어난다고 누가 보장하겠냐?”

국토부가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 대상지로 발표한 광산구 산정지구는 주민들의 개발을 반대하는 격앙된 목소리와 피눈물이 끊이지 않고 있어 흉흉한 현지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줬다.

산정동 곳곳에는 주민들이 모여 앉아 국토부 발표 후 나타나는 외지인들과 못 보던 차량을 씁쓸하게 쳐다보면서 농사 준비는 남의 일인 양, 개발 계획 귀동냥에 한숨 소리만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나라에서 살 곳을 마련해준다고 하던가요? 빈집을 창고로 빌려 10년간 일을 해왔던 A씨는 집주인이 비워달라고 해서 가족들이 다 나와 짐을 싸는데 온통 눈물 바람이라 차마 볼 수가 없어….”

산정지구 18000여 필지 주인 중 13000여 명이 개발 계획을 반대하며 참여하고 있는 ‘광주 산정공동주택지구 주민대책위원회’ 임시 사무실에는 동네 주민들이 농사일을 제쳐 놓고 한쪽에 우두커니 앉아 연신 담배만 꺼내 물었다.

대책위 관계자는 “산정지구에 포크레인이 들어오면 온몸으로 막겠다. 내 고향을 지키겠다. 환경, 환경 하더니 이 살기 좋은 땅에 아파트를 지어 시멘트로 범벅을 만들어 버리려고 하는 것은 도저히 두고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광주는 이미 주택보급률이 107%를 넘어섰고 2025년에는 119.4%가 된다는 데 자동차 공장 배후도시라면 여기가 아니고 본량으로 해야 하는거 아니야, 뉴스도 안 봤어? LH가 돈 벌어먹으려고 우리를 내쫓으려는 게 분명해”라며 부동산 투기 의혹에다 개발 계획을 철회할 것을 강하게 주장했다.

더구나 대책위 관계자들은 광산구가 불법 행정을 했다며 김삼호 광산구청장, 이용섭 광주시장에 대한 성토는 물론 지역구 민형배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불신으로 가득 찬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대책위 한 관계자는 하남동사무소에서 어렵게 얻어냈다는 국토부 공문을 펼쳐 보이며 “환경 영향평가위원을 추천해달라는 공문을 보여주지도 않고 자기들 마음대로 주민을 선정한 것을 알고 우리가 몰려가 항의하자 결국 취소했어. 이런 행정이 어디 있어 짜고 치는 고스톱행정이지”라며 날을 세웠다.

여기에 “김삼호 광산구청장에게 3차례 이상 면담 신청을 했지만, 아직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고 자연환경을 지키려면 언제라도 빨리 산정지구를 찾아 주민들과 대화하거나 아니면 대책위 대표들과 면담이라도 한 번 해줬으면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나아가 광산구청은 물론 광주시 청사를 찾아 실력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대책위원들은 “산정지구 개발을 철회해줄 것을 바라는 협조문을 발송하고 이용섭 시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대답이 없어 주민들만 속이 썩어들어간다. 내 땅에서 쫓겨나 죽든지 싸우다 죽든지 죽는 것은 마찬가지다”며 “제2의 용산 참사를 바란다면 한번 국토부든 LH든 경찰이던 한번 들어와 봐라”고 말해 비장함까지 감돌았다.

특히 “민형배 국회의원은 신규 공동주택 개발지로 산정지구가 선정된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의원실에 놓인 계획서를 보고서야 알았다. 주민들의 의견들을 수렴해 국토부에 건의하겠다’고 했지만, 그 후 방송토론회에 나와서는 광산구청장 재직 시설 산정지구 개발을 검토했다고 말하는 등 일관성이 없다”며 지난 2월 말께 민형배 의원과 나눴던 말들을 곱씹었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광주 북구갑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노형욱 국토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산정지구 그린벨트를 해지하고 공공주택 1만3000호를 짓겠다는 것을 광주시민들은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재검토를 공식으로 요청했다.

이에 노형욱 후보자는 “국토부장관이 되면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취재 후기> 산정지구 개발 반대 현장에서 나온 ①환경평가위원 선정을 놓고 벌어진 광산구의 직권남용 의혹 ②유력정치인 측근의 부동산 투기 의혹 ③민형배 전 광산구청장의 개발 검토 사실 여부 ④LH와 다툼이 벌어질 땅 값 보상비 ⑤실질적인 이주대책 등은 추가 확인 취재가 필요한 대목이다.
광산저널 webmaster@gs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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