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김** 어르신이 들려준 1980년대 가정집 풍경
외식하는 날 “난 짜장면” “난 짬뽕” 먹고픈 중국요리
아빠가 좋아하는 극장 엄마가 업고 간 막내 깨지 않을까
송정극장 옆 선동열 형 엄마 운영 목욕탕, 중앙제재소도
아빠가 좋아하는 극장 엄마가 업고 간 막내 깨지 않을까
송정극장 옆 선동열 형 엄마 운영 목욕탕, 중앙제재소도
입력 : 2021. 11. 25(목) 09:07

[광산저널] 2021년 70대 김** 어르신이 들려주신 이야기로 지난 1980년대 초반 송정리에 살던 가족 이야기를 정리 / 김현미 마을기록가
며칠 만에 아빠가 집에 오셨다. 아빠는 오랜만에 오시면 특별코스를 준비하신다. 오늘도 어김없이 외식하고 영화를 보러 간다. 이런 날은 언제나 뭐가 좋으신지 싱글벙글하시다. 외식하러 가는 길에 “난 짜장면” “난 짬뽕” “난 우동” 우리 입에선 먹고 싶은 중국요리가 나왔다. “동해반점 짜장면이 제일 맛있어.” “아니, 태화반점이지, 더 맛있잖아“ 나는 어디든 얼른 가서 먹고 싶다. 그런데 누나와 동생은 동해반점이네 태화반점이네! 난리다. 아이고~ 그 시간이면 얼른 가서 주문하겠다. “지난번에 태화반점 갔으니까 이번엔 동해반점 가자” 히히 역시 아빠의 한마디에 정리가 되었다. 화교 인들이 운영하는 중국집이라 더 맛있다고 했는데, 거기가 동해반점이었던가 태화반점이었던가 헷갈린다.
아빠가 좋아하는 극장에 왔다. 엄마가 업고 가는 막내가 영화 상영 시간에 조용해야 할 텐데 걱정이다. 송정 극장보다 나중에 지어 더 크고 깨끗한 동양극장으로 간다니 다행이다. 둘 다 2층 극장에 목조건물이라 기왕이면 집에서 가까운 곳이 좋다. 송정 극장 옆에는 선동열형 엄마가 운영하는 한성목욕탕이 있고, 동양극장 앞에는 동렬형 외삼촌이 운영하는 중앙제재소가 있고, 동렬이 형네는 극장하고 뭐가 있나? 제재소 규모도 엄청나게 크던데 다들 살기 힘들다고는 해도 집도 짓고 건물도 짓고 하나 보다. 그나저나 오늘은 외국영화 봤으면 싶은데 한국영화를 보려나? 엄마는 ‘미워도 다시 한번’을 보고 싶어 하시지만 나는 아빠처럼 외국영화를 보고 싶다.
각주) 선동열은 19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해태 타이거즈와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 프로야구단에서 활동했으며,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그날 이후 우리 가족은 영화관에 가지 못했다.
막내가 심한 감기에 걸려서 엄마는 다시는 극장에 가지 않겠다고 하셨고 극장도 문을 닫았다. 텔레비전이 늘어나서 극장 손님이 줄어들어 문을 닫는다는 소리가 있었는데, 정말로 닿을 줄은 몰랐다. 아빠가 제일 아쉬워하셨다. 젊은 시절 영화관에서 일하면서 영화에 대한 추억이 많아서 그러신 것 같다. 나무로 지어진 동양극장은 난방이 잘 안 돼서 겨울이면 늘 추웠다. 춥다고 말하면 영화관에 안 데리고 간다고 할까 봐, 꾹 참고 봤었는데··· 이젠 그럴 일도 없어져 버렸다. 추워도 가족끼리 함께 하는 극장 나들이가 재미있었는데 아쉽다. / 출처‧제공 송정 여그는
인터뷰 김현미 마을기록가
[송정 극장]
광주에서 무등극장과 광주극장에 이어 세 번째로 세워진 극장으로 해방 전 일본인의 2층 목조건물에서 시작돼 1948년 마인 배웅이 180만 원을 주고 사들였다. (현재 송정 극장이 헐린 자리에는 센트럴시티 오피스텔이 들어섰다.)
[동양극장]
1963년 광주 갑부 김종수 옹이 당시 광산군청 부근에 250석 규모의 극장을 지었고 송정 극장과 쌍벽을 이뤘으며 때론 경쟁을 때론 동맹을 맺어 극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으나 TV의 등장으로 문을 닫았다. (현재 동양극장이 있던 자리에는 고향맛집 등 상가들 운영)
며칠 만에 아빠가 집에 오셨다. 아빠는 오랜만에 오시면 특별코스를 준비하신다. 오늘도 어김없이 외식하고 영화를 보러 간다. 이런 날은 언제나 뭐가 좋으신지 싱글벙글하시다. 외식하러 가는 길에 “난 짜장면” “난 짬뽕” “난 우동” 우리 입에선 먹고 싶은 중국요리가 나왔다. “동해반점 짜장면이 제일 맛있어.” “아니, 태화반점이지, 더 맛있잖아“ 나는 어디든 얼른 가서 먹고 싶다. 그런데 누나와 동생은 동해반점이네 태화반점이네! 난리다. 아이고~ 그 시간이면 얼른 가서 주문하겠다. “지난번에 태화반점 갔으니까 이번엔 동해반점 가자” 히히 역시 아빠의 한마디에 정리가 되었다. 화교 인들이 운영하는 중국집이라 더 맛있다고 했는데, 거기가 동해반점이었던가 태화반점이었던가 헷갈린다.
아빠가 좋아하는 극장에 왔다. 엄마가 업고 가는 막내가 영화 상영 시간에 조용해야 할 텐데 걱정이다. 송정 극장보다 나중에 지어 더 크고 깨끗한 동양극장으로 간다니 다행이다. 둘 다 2층 극장에 목조건물이라 기왕이면 집에서 가까운 곳이 좋다. 송정 극장 옆에는 선동열형 엄마가 운영하는 한성목욕탕이 있고, 동양극장 앞에는 동렬형 외삼촌이 운영하는 중앙제재소가 있고, 동렬이 형네는 극장하고 뭐가 있나? 제재소 규모도 엄청나게 크던데 다들 살기 힘들다고는 해도 집도 짓고 건물도 짓고 하나 보다. 그나저나 오늘은 외국영화 봤으면 싶은데 한국영화를 보려나? 엄마는 ‘미워도 다시 한번’을 보고 싶어 하시지만 나는 아빠처럼 외국영화를 보고 싶다.
각주) 선동열은 19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해태 타이거즈와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 프로야구단에서 활동했으며,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그날 이후 우리 가족은 영화관에 가지 못했다.
막내가 심한 감기에 걸려서 엄마는 다시는 극장에 가지 않겠다고 하셨고 극장도 문을 닫았다. 텔레비전이 늘어나서 극장 손님이 줄어들어 문을 닫는다는 소리가 있었는데, 정말로 닿을 줄은 몰랐다. 아빠가 제일 아쉬워하셨다. 젊은 시절 영화관에서 일하면서 영화에 대한 추억이 많아서 그러신 것 같다. 나무로 지어진 동양극장은 난방이 잘 안 돼서 겨울이면 늘 추웠다. 춥다고 말하면 영화관에 안 데리고 간다고 할까 봐, 꾹 참고 봤었는데··· 이젠 그럴 일도 없어져 버렸다. 추워도 가족끼리 함께 하는 극장 나들이가 재미있었는데 아쉽다. / 출처‧제공 송정 여그는
인터뷰 김현미 마을기록가
[송정 극장]
광주에서 무등극장과 광주극장에 이어 세 번째로 세워진 극장으로 해방 전 일본인의 2층 목조건물에서 시작돼 1948년 마인 배웅이 180만 원을 주고 사들였다. (현재 송정 극장이 헐린 자리에는 센트럴시티 오피스텔이 들어섰다.)
[동양극장]
1963년 광주 갑부 김종수 옹이 당시 광산군청 부근에 250석 규모의 극장을 지었고 송정 극장과 쌍벽을 이뤘으며 때론 경쟁을 때론 동맹을 맺어 극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으나 TV의 등장으로 문을 닫았다. (현재 동양극장이 있던 자리에는 고향맛집 등 상가들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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