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당시 10대가 본 송정리 모습
春 1976년 ‘봄날’, 만원 버스 “오라이~” 힘찬 안내양 누나
夏 여름 방학, 황룡강서 멱감고 물고기 몰래 잡다 줄행랑
秋 가을 선진농법 비닐하우스, 호박‧가지 기차 타고 서울로
夏 여름 방학, 황룡강서 멱감고 물고기 몰래 잡다 줄행랑
秋 가을 선진농법 비닐하우스, 호박‧가지 기차 타고 서울로
입력 : 2021. 11. 25(목) 09:09

[광산저널] 1976년대 10대 청소년기를 보낸 추억을 통해 송정동의 변화를 일기 형식으로 재구성해 봤습니다.
70년에 학교 다니며 매일같이 송정리 인근을 다니던 김 씨.
이야기할수록 당시의 이야깃거리가 더 많이 떠올랐다는 2시간가량의 인터뷰. 자신의 일부를 드러내 보여주심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김 씨의 10대 이야기를 사실과 과정을 섞은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 김현미 마을기록가
春 1976년 ‘봄날’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간다. 이 버스에 도대체 몇 명이나 탄 걸까? 몸이 꽉 껴서 움직일 수가 없다. 그 아이도 이 버스를 탔을까? 오른쪽 왼쪽 고개도 돌리지 못하고 눈동자만 살짝 움직여본다. 신진 버스 사장은 돈도 많이 벌겠다. 25인승 버스라던데 50명은 넘게 탄 것 같다. 울퉁불퉁 자갈길에 먼지 휘날리며 달려온 버스. 나주에서부터 탄 사람들이 송정리역에서 많이 내린다. 휴~ 먼저 내리겠다고 이리저리 밀쳐내고 잰걸음으로 걸어가는 저 아주머니는 서울로 공부하러 간 자식을 보러 기차 타러 가는 걸까? 짐을 들고 내리는 아저씨는 송정리 시장으로 가는 걸까? 아니면 미군 부대에서 일하실까? 역시 역전에서 파는 튀김 냄새는 언제나 맛있다. 학교 끝나고 친구들이랑 튀김이랑 호떡을 먹을까 보다. 그나저나 그 아이 오늘은 안 보이네. 내일은 볼 수 있으려나! 아이코 벌써 학교정류소다 “누나 내려요. 내려” 다시 출발하며 울리는 “오라이~” 버스 안내양 누나는 언제나 힘차다.
夏 여름 방학
여름 방학이다. 어제는 송정리 5일 시장이 열려 사람들이 많더니 오늘은 좀 한가하다. 장날만 되면 천막이 펄럭이는 모습이 활기차서 좋긴 하다. 어디서 그렇게 많은 사람과 물건들이 나오는지 신기하다. 소금절인 생선이 목포에서 기차를 타고 온다는 것이 부럽기도 하다. 내일은 역전 정미소집 갑수랑 황룡강에 멱 감으러 가야겠다. 지난번엔 영배가 비행장에서 일하는 아버지가 몰래 빼 온 다이너마이트로 삼촌들이 모래무지, 피리, 쏘가리를 바께스 가득 잡았는데, 멀리서 구경하는 사람이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신발도, 물고기도 못 챙기고 도망쳤다. 이번엔 녀석들과 수영 시합이나 하고 빨래하는 누나들한테 물장난이나 쳐야겠다.
秋 가을
이제는 제법 비닐하우스가 보인다.
처음엔 장록마을에 하나둘 보이더니 이제는 도산리 극락강 강가까지 뻗어 나왔다. 선진농법이라 돈이 된다더니 여기저기 늘어나는구나. 논밭만 보다가 비닐하우스를 보니 뭔가 발전되어 가는 것 같다. 저기서 난 호박이며 가지들이 송정리서 기차 타고 서울로 가나? 송정리는 미군 부대 때문에 돈이 많다고 어른들이 그러던데 돈 벌 일이 계속 많아지는구나. 미군 부대에서 일하는 사람은 돈을 많이 번다고 했다. 신식물건도 싸게 살 수 있고. 나도 군대에서 일하면 미제 선풍기에 시원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을까. 신식 라디오, 냉장고, 밀가루며 통조림 등 별거 다 사서 가족들이랑 편하게 지낼 수 있겠지. 그 아이는 졸업하고 구미에 있는 공장에 간다고 하던데, 미군 부대에서 일하려면 영어를 잘해야 하나? / 출처‧제공 송정 여그는
인터뷰 / 김현미 마을기록가
송정동 미군 부대
광주 군 공항은 1964년 송정리 일원 595만㎡, 약 183만 평의 용지에 조성돼 1990년대까지 30년간 미군이 주둔
서부 술도가
송정 오일장 인근 슈퍼와 광주시내 일부에서 판매하는 서부주조장 ‘어등산 막걸리’ 문의 062.944.5555 주소 송정동 807-12
70년에 학교 다니며 매일같이 송정리 인근을 다니던 김 씨.
이야기할수록 당시의 이야깃거리가 더 많이 떠올랐다는 2시간가량의 인터뷰. 자신의 일부를 드러내 보여주심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김 씨의 10대 이야기를 사실과 과정을 섞은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 김현미 마을기록가
春 1976년 ‘봄날’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간다. 이 버스에 도대체 몇 명이나 탄 걸까? 몸이 꽉 껴서 움직일 수가 없다. 그 아이도 이 버스를 탔을까? 오른쪽 왼쪽 고개도 돌리지 못하고 눈동자만 살짝 움직여본다. 신진 버스 사장은 돈도 많이 벌겠다. 25인승 버스라던데 50명은 넘게 탄 것 같다. 울퉁불퉁 자갈길에 먼지 휘날리며 달려온 버스. 나주에서부터 탄 사람들이 송정리역에서 많이 내린다. 휴~ 먼저 내리겠다고 이리저리 밀쳐내고 잰걸음으로 걸어가는 저 아주머니는 서울로 공부하러 간 자식을 보러 기차 타러 가는 걸까? 짐을 들고 내리는 아저씨는 송정리 시장으로 가는 걸까? 아니면 미군 부대에서 일하실까? 역시 역전에서 파는 튀김 냄새는 언제나 맛있다. 학교 끝나고 친구들이랑 튀김이랑 호떡을 먹을까 보다. 그나저나 그 아이 오늘은 안 보이네. 내일은 볼 수 있으려나! 아이코 벌써 학교정류소다 “누나 내려요. 내려” 다시 출발하며 울리는 “오라이~” 버스 안내양 누나는 언제나 힘차다.
夏 여름 방학
여름 방학이다. 어제는 송정리 5일 시장이 열려 사람들이 많더니 오늘은 좀 한가하다. 장날만 되면 천막이 펄럭이는 모습이 활기차서 좋긴 하다. 어디서 그렇게 많은 사람과 물건들이 나오는지 신기하다. 소금절인 생선이 목포에서 기차를 타고 온다는 것이 부럽기도 하다. 내일은 역전 정미소집 갑수랑 황룡강에 멱 감으러 가야겠다. 지난번엔 영배가 비행장에서 일하는 아버지가 몰래 빼 온 다이너마이트로 삼촌들이 모래무지, 피리, 쏘가리를 바께스 가득 잡았는데, 멀리서 구경하는 사람이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신발도, 물고기도 못 챙기고 도망쳤다. 이번엔 녀석들과 수영 시합이나 하고 빨래하는 누나들한테 물장난이나 쳐야겠다.
秋 가을
이제는 제법 비닐하우스가 보인다.
처음엔 장록마을에 하나둘 보이더니 이제는 도산리 극락강 강가까지 뻗어 나왔다. 선진농법이라 돈이 된다더니 여기저기 늘어나는구나. 논밭만 보다가 비닐하우스를 보니 뭔가 발전되어 가는 것 같다. 저기서 난 호박이며 가지들이 송정리서 기차 타고 서울로 가나? 송정리는 미군 부대 때문에 돈이 많다고 어른들이 그러던데 돈 벌 일이 계속 많아지는구나. 미군 부대에서 일하는 사람은 돈을 많이 번다고 했다. 신식물건도 싸게 살 수 있고. 나도 군대에서 일하면 미제 선풍기에 시원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을까. 신식 라디오, 냉장고, 밀가루며 통조림 등 별거 다 사서 가족들이랑 편하게 지낼 수 있겠지. 그 아이는 졸업하고 구미에 있는 공장에 간다고 하던데, 미군 부대에서 일하려면 영어를 잘해야 하나? / 출처‧제공 송정 여그는
인터뷰 / 김현미 마을기록가
송정동 미군 부대
광주 군 공항은 1964년 송정리 일원 595만㎡, 약 183만 평의 용지에 조성돼 1990년대까지 30년간 미군이 주둔
서부 술도가
송정 오일장 인근 슈퍼와 광주시내 일부에서 판매하는 서부주조장 ‘어등산 막걸리’ 문의 062.944.5555 주소 송정동 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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